프로의 커뮤니케이션

나의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잘 전달할 수 있는 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나의 좋은 의도와는 다르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준비가 안되어 있을 수도 있고, 혹은 온도 차이로 인해 감정이 데거나 얼어버리기도 한다. 이렇게 어려운 커뮤니케이션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프로임을 증명하는 게 아닐까 싶은 요즘이다.

자신의 생각을 잘 전달한다는 것은 마치 종합 예술 같다. 들어줄 사람의 마음 여유도 필요하고, 딱 그 주제가 필요한 순간에 꺼내야 관심도 끌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의견을 잘 전달했다고 생각하더라도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이해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 들을 준비가 아직 안되었을 때, 내가 일방적으로 전달했을 수도 있고, 설명이 부족했을 수도 있고, 혹은 내가 틀려서 제대로 전달이 어려운 것일 수도 있다. 특히, 프로덕트 방향성 혹은 미션과 같은 정답 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두 의견을 내야 하고 공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조율이 참 쉽지 않다.

나는 A가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B방향이라고 할 때. A가 분명 맞는데 이해 못 해!!라고 답답해하는 것보다는 왜 A라고 생각하는지 제대로 설명하고, B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서 반문할 수 있고, 더 나아가 B방향에 대해서도 공감하고(못하더라도 노력하고) 각각에 대한 장단을 따질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옳다고 생각한다. 설사 내 의견과 다른 B방향으로 결정되더라도 합의점을 맞추고 그 안에서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는 사람이 내가 모시고 싶은 시니어이고, 내가 함께 하고 싶은 프로다.

"내가 그렇게 하지 말자고 하지 않았냐" 이 말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 되는지 모르겠다. 자신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피력하지 못하여 결국 다른 사람을 설득시키지 못했다는 것을 다시금 곱씹는 게 아니라면, 이미 쏟아진 결과에 대하여 함께 수습하고 다시 빨리 털고 일어날 방법을 찾는 게 더 생산적이고 일할 맛 나지 않을까? "그 사람은 이해를 못해" 라는 것도 본인의 부족함을 들어낼 뿐.

내 의견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꽤나 큰 마음의 상처다. 특히, 내 노력과 애정이 많이 들어가 있다면, 더 잘하고 싶었다면, 더더욱. 과거의 상처는 조금 덮어두고, 아니 그 상처가 다른 사람에게는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다시 손을 내밀 수 있는. 분명 쉽지 않기에 모두가 해내야 하는 자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내 마음이 제일 중요한 것은 사실이니까. 과거의 내 말을 듣지 않은 게 억울한 것은 당연한 마음이니까. 이 마음마저도 한편에 밀어 두고, 한 발 앞을 내다보며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 설득해 나가는 그런 자세가 진짜 프로의 커뮤니케이션 같다.